엄상빈은 1954년생으로 강원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수학을,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1980년부터 20년간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퇴직 후에는 대학에서 사진을 가르쳤다. 주요 사진집으로는 『Mt. Mckinley』(1988), 『청호동 가는 길』(1998), 『학교 이야기』(2006), 『들풀 같은 사람들』(2008) 등이 있다. 1987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강원도 지역과 소외된 이웃을 기록해 온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사진집 『학교 이야기』(눈빛출판사, 2006)는 저자가 1980년부터 2000년까지 20년간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기록한 학교의 모습과 글을 엮은 책이다. 저자는 수학교사로 근무하는 동안 주로 학생 생활지도와 학생부장 직책을 맡았다. 학생들의 일상에 깊이 개입하고 고뇌해야 했던 이 직책에서의 경험과 문제의식이 20년간 작업을 지속하는 바탕이 되었다.


책에는 총 70여 점의 흑백사진이 수록되어 있다. 일반적인 학교의 풋풋한 풍경 대신 체벌, 흡연, 가출, 방황 등 학교 내부의 갈등과 어두운 단면들을 밀착하여 다룬다. 관찰자적인 입장에 머물지 않고, 당시 한국 사회의 변동이 교육 환경과 학생들에게 미친 영향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담아냈다.


사진들은 연출 없이 직관적으로 촬영되었다. 자율학습 시간에 조는 모습이나 화생방 대피 훈련을 위해 비닐을 뒤집어쓴 모습 등 당시 교육 현장의 실제 풍경들이 이어진다. 오늘이 아니면 사라질 것들을 찍는다는 기록정신에 충실한 결과물이다.


이 사진집은 과거 학교의 통제 방식과 학생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시각적 사료다. 미화나 과장 없이 교육 현장의 모순과 방황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전달하며, 20여 년간의 교육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록물 역할을 한다.